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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의 아버지는 고사리에 인생을 바쳤고 국제적으로 알아주는 고사리 전문가가 되었다. 집 전화가 울려서 에바가 받으면 항상 누군가가 '교수님'과 통화하고 싶다고 했고, 아버지는 공룡이 멸종한 후에도 살아남은, 자기가 애지중지하는 이 노부인들에 대한 강연을 하느라 이 학회 저 학회로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러나 어느 날 아버지는 고사리에 완전히 흥미를 잃었다. 정말 하루아침에 그렇게 됐다. 어느 아침, 아버지는 가스불 위에 올려놓은 모카 포트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주방에서 고즈넉하게 창밖을 내다보며 이제 자기 말고는 아무도 듣지 않을 국영 라디오의 교양 방송을 한 귀로 흘려듣는 중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보도에서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쇼핑센터 개점을 기다리고 있었다. 에너지 음료와 유명 브랜드 운동화가 대박 세일을 하는 날이었다. 고사리 일편단심은 그걸로 끝났다. 아버지는 대학교수 자리도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갔다. 연못가의 허름한 집에 살면서 메기 낚시로 소일했고 아무하고도 얘기하지 않았다. 고사리는 존재하고 그게 전부야, 아버지는 고사리 연구를 그만둔 이유를 물어보는 이들에게 그렇게만 말했다.#리딩런씁쓸한데 묘하게 웃기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