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추리소설 작가로서도 왕성히 집필 중이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관이 되었고, 2010년 단편소설 「선택」으로 한국추리작가협회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 2014년 『유다의 별』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받았다.
도덕률이 결여된 백수 탐정 진구가 활약하는 『순서의 문제』 『나를 아는 남자』 『가족의 탄생』 『모래바람』, 변호사 고진이 등장하는 『붉은 집 살인사건』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정신자살』 『유다의 별』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이 중 네 작품이 중국에 번역 출간되었고,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과 『정신자살』은 프랑스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 밖에 장편소설 『합리적 의심』, 단편집 『악마의 증명』을 썼으며,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판결의 재구성』 등의 교양서를 통해 법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형사소송법사 피고인이 범인이 아닐 수도 있는'합리적 의심'이존재한다면 유죄로 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는 명백히 유죄인데, 어떻게 된 일이 법원에만 들어가면 이상하게 무죄방면되느냐며 사람들의 공분을 사는 일이 주로 이 탓에 생긴다.판사들이 상식인으로서는 유죄로 믿으면서 법리상 무죄로 판결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하는 것도 이 법리 때문이다.
판사는 비판에 익숙지 않은 존재다. 판결은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기치 아래 존중의 대상으로 되어있다. 어떤 판결이 내려지면 정당성을 따지기보다는 그 결론을 인정하고 다음단계를 강구하는 게 사회의 반응이다. 간혹 비판 물결이 일더라도 정서적이고 즉물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니, 판사들은 무시하게 된다. 신문 기사 몇 술을 보고서 내린 판단과 두툼한 증거물 목록과 증인의 생생한 증언을 거친 판단의 무게가 같을 수 없다. 그런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판결은 비판에서 조금 비껴 서 있고, 대중의 비판을 받더라도 판사는 끄덕도 없다.
-관점으로 모든 것이 바뀐다.-한 가지만 말하고 싶다.'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원칙은 법률가라면 누구나 안다.하지만 그 원리를 어느 경우에,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지는 각자의 척도가 다른 것 같다.'의심'의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니까.계령화되거나 더 세부적인 기줏이 있으면 좋으련만, 지난한 작업이다. 많은 부분이 판사 개인의 결단에 맡겨진 현재는 사법부와 대중의 괴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 같다.-극단의 무죄추정. 2014년 캄보디아 아내 보험살인 의혹 사건. 사고 외적으로 의심스러운 정황도 많았다. 의심스러운 정황들을 두고도 재판결과는 오락가락했다. 직접증거가 없었기 때문인데, 남편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결국 이것이 교통사고인지 고의적 사고인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더 신중하게 재판하라는 것이다. 무죄로 판결해 버리면 판사는 마음 편하다. 억울한 죄인을 만들 가능성은 제로가 되니까. 법관은 당위 말고 다른 건 고려할 필요 없어, 하고 외면하면 그만일까. 살의를 품은 예비 범인을 안심시키는 판결이 되지는 않을지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판사는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영장 발부 요건은 용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을 때라고 되어 있지. 분명 이자들은 둘 다에 해당이 돼. 하지만 그보다 더 기본적으로는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어야 해. 먼저 혐의가 있어야 그다음 도주니 증거 인멸이니 따져보는 거지. 그게 거꾸로 되어선 안 된단 말이야.
전용해는 보안을 생명처럼 여겨서 사진을 단 한 장도 찍지 않았고 자기 첩하고 잠자리를 할 때조차 얼굴을 안 보여 주었대. 그가 죽었던 나이인 43세가 되도록 얼굴을 아는 사람은 핵심 간부인 이경득하고 아들인 전중기 정도 뿐이었다는군. 가명도 10 여개를 썼고 거처를 옮겨 다니면서 자신에게 전달되는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백백교 고유의 암호를 통해서 하도록 했어. 광목천 위에 쓰인 알 수 없는 문자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 중 하나일 테고. 그런데 근 80년이 지난 이제 와서 정체 모를 백백교의 잔당이 어떤 암호문을 찾아다니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