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자가 일어서려면 반드시 바닥을 짚고 일어서야 합니다. 더 떨어질 곳이 없는 바닥, 그들이 짚고 일어서야 할 바닥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즉 자존감입니다. 내 존재에 대한 자존감 회복 없이는 설혹 일어섰다 해도 언제든 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존감은 무너진 관계를 회복할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이름 없는 노숙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아들, 아버지, 삼촌, 남편, 직장 동료, 친구 등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회복할 때 비로소, 그에게서 홈리스(homeless)라는 낙인은 저절로 떨어질 것입니다.
(……) 무한경쟁사회의 낙오자로, 사회의 잉여인간으로 바라보기 십상인 노숙인을 아무 편견 없는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 동화는 그래서 더욱 따뜻하고 소중합니다. 이 비정한 사회는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니까요. 거리의 아저씨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해체된 가족을 복원하려면, 먼저 있어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페터 아저씨들의 존재를 되찾아주어야 합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