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구의 무대미술은 단연 사실주의(realism) 계열이 분명하지만 추상적 무대 디자인으로도 영역을 넓혀왔다. 그가 제작한 극단 뿌리의 〈굿모닝 파파〉 무대나 극단 민예의 〈구몰라 대통령〉 무대를 보면 다분히 표현주의(expressionism)적 양식을 능숙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또한 무대장치들도 진부하고 상투적인 무대가 아니라 대담한 ‘선택적’인 수정 사실주의(modified realism)의 기법을 능란하게 구사하고 있다. 이 책이 무대미술을 공부하는 후학들의 재능과 역량을 한껏 키워주는 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