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을 화물칸에 짐짝처럼 싣고 다니던 노예선, 고래를 사냥해 사체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포경선으로 바글바글하던 죽임의 바다는 이제 멸종위기에 처한 북대서양긴수염고래를 보려는 고래관광 선박들로 북적인다. 폭력의 양상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타자를 구경거리와 돈벌이 수단으로 착취하는 소비가 만연한 지금, 『떠오르는 숨』은 차별과 혐오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우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게 한다. 흑인과 해양 포유류의 깊은 관계성을 느끼게 함으로써 말이다. 자본주의에 익사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비인간 인격체’를 통해 인간-비인간의 경계를 허물고, ‘생태법인’ 도입으로 법적 권리의 한계를 인간 너머로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