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마중도 배웅도 없이』,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계절 산문』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박재삼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에케 호모』의 이야기는 아주 멀리까지 나아갔다가 읽는 이의 내면으로 되돌아온다. 여정에 함께하는 동안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얼마나, 또 어디로 흐르든 변하지 않을 현실의 지리멸렬과 폭력의 견고함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되뇌게 되는 질문. 인간은 왜 끊임없이 인간이고자 하는 것일까? 어떤 답을 구하든 아무래도 상관없다. 분명 오답일 것이므로. 오답의 힘으로 우리는 다시 눈을 씻고 그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찾아낼 것이므로. 가까스로 찾아낸 진실 하나만을 품고 현실과 세계를 향해 새로운 물음을 던질 것이므로.
그가 앞머리를 넘긴다. 이마 위로 넘긴다. 그의 이마를 넘을 수 있는 것은 매번 머리카락뿐이다. 세상은 넘지 못한다. 시는 넘을 때도 있고 못 넘을 때도 있다. 일찍부터 그는 나에게 천재였다. 그는 선현처럼 사유하지만 선현처럼 말하지 않으며 그마저도 말을 아껴 한번 들어본 적 없는 희한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팔휘와 톡휘와 달휘라니. 무엇보다 그는 현실의 몸으로 궁핍을 옥여 바싹 죔으로써 시를 정신의 먼 끝까지 보낸다. 언젠가 “내 시는 다 진실하다. 그러면 됐다”라고 그가 말했다. 나는 그처럼 살거나 쓰지는 못하지만 읽을 수는 있다. 이것이면 됐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 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 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 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금 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만약 다시 벽제에가 게 된다면 그것은 최대한 아주 먼미래였으면 한다"라는 문 장이 있었고 "그래도 사람의 마지막이 크고 두꺼운 나무로 만들어진 관과 함께한다는 사실이 다행스럽다"라는 문장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희망과는 달리 나는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벽제로가야 했다. 슬프지만 앞으로도 몇 번은 더 가야할것 이다. 그래도 어느 깊은 숲에서 잘 자란나무 한 그루와 한 시 절을 함께했던 사람들의 슬픔 속에 우리들의 끝이 놓인다는 사실은 여전히 다행스럽기만 하다.
영영 아득해져서는 삶의 어느 장면에서도 한데 놓이는 일이 없기를미워하고 싫어하는 것도 에너지가 너무 닳아 없어지는데,그런 상태에서 벗어나 살다가 결국 또 그 상태를 맞아야 하는 때가 와서걱정스러운 요즘이라 눈에 밟히는 문장입니다.그러나 어디를 가도 눈엣가시 같은 놈은 있고아니면 내가 그런 사람이고 가만히 저 문장을 보자니아 꼴 보기 싫다가 저렇게 예쁜 글로 쓰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아무튼 좋습니다.#올해의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