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금지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는데, 그런 날이 불쑥 찾아왔다. 우리는 현재 여행 없는 날들의 끝에 서 있는지, 아직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이 꼭 멀리 바다 건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집을 나서는 길이며 나의 모든 발걸음이 모두 여행이었다. (물론 이 책에는 일하러 나가는 길까지 여행에 포함하는 이가 있던데, 당신의 여행 공력에 경의를 표한다. 리스펙!!) 나는 이미 마트와 시장과 카페를 돌아다니고, 노동요처럼 작업 창 옆으로 띄워 놓은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틈틈이 보며 꾸준히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그것이 미처 여행이었다는 걸 깨닫지 못했을 뿐. 생애 처음 맞는 팬데믹 시기에 일상이 여행이 되는 습관을 알려준 섬북동에게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