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교육은 변질하여 교육의 목표가 인간의 변화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겉으로 드러난 교육의 목표는 인간의 변화이다. 특별히 대안 학교는 인간의 변화에 강한 목표 의식을 갖는다. 학교의 일정한 교육 과정을 통과한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며 학교를 운영한다. 그렇다면 교육의 어느 지점에서 인간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인가? 교사와 학교는 어디에 힘을 쏟아야 하는가? 교실이다. 학교의 설립 철학과 이념이 전달되는 최전방은 교사가 학생들과 마주하는 교실이다.
그래서 혹자는 ‘교실 혁명’이라고 하며, 국내에는 ‘핀란드 교실 혁명’에 대한 내용이 많이 소개되었다. 교실 혁명의 핵심은 교사이다. 가르치는 권한을 내려놓고, 아이들을 학습의 주체로 세우고, 교실을 자유로운 분위기로 만드는 일, 어떤 형태의 수업이 진행되는지에 대한 결정은 교사에게 있다. 그런 면에서 학교는 곧 교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 공교육에서 교사는 현재까지 지식 전달자의 역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실 붕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런 일그러진 현상을 되살리고자 하는 교육 형태가 대안 학교이다.
이야기학교는 대안 학교다. ‘학교가 교사’라는 등식에 충실한 학교이다. 그렇다고 하여 교사가 전권을 행사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과 세상을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할 뿐이다. 그래서 이야기학교에는 교실이 없다. 어떻게 보면 ‘교실 혁명’을 뛰어넘는 형태이다.
이야기학교의 수업은 큰 테두리 속의 이야기에 속한다. 그래서 세상이 교실이고, 세상이 운동장이다. 교사는 세상의 교실에서 세상의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도록 수많은 이야기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런 학교의 교사는 힘들다. 언뜻 보면 생각 없이 이뤄지는 수업 같지만, 사실은 교사의 치밀한 준비와 계획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교사의 모든 시간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땅 아래에 있는데 어떻게 교사가 힘들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교사들은 그 힘든 현장을 왜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보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자신들의 손끝에서 전달되는 움직임으로 학생들이 변화하고 있고, 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교사의 즐거움이고 때로는 희열이며, 자기 삶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안다.
이 책은 ‘교실 혁명’을 넘어서 교실이 없는 이야기학교의 이야기이자, 교실 없는 교실의 최전방에서 아이들에게 보물과도 같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교사의 결정체이다. 대안 학교의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는 학교와 교사의 사명을 되새김하여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하는 교사와 대안 학교에 대해 알고 싶은 학부모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