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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되지 않은 비극에 잠겨있는 사람들이 떠오른 구절클로저란 단어를 어떻게 번역하는 게 적절할지 모르겠 다. 마무리, 결말, 종료, 결론...... 모두 어딘가 부족하다. 느닷없이 비극이 나를 찾아와 가격할 때,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납득하는 것. 사태의 원인을 찾아내고 직면하는 것. 왜 하필 나란 말인가, 라는 끝도 없이 솟구치는 질문에 마침내 '그럴 수도 있다'며 세계의 부조리를 수용하는 것. 고통스럽지만 이것이 돌이킬 수 없는 최후의 결말이라고 인정하는 것. 이만하면 되었다, 울면서 나직이 중얼거리는 것. 그러나 살아야 하므 로 두발 파묻힌 콘크리트 바닥을 가차 없이 곡괭이로 내리치는 것. 더 이상은 '왜'와 '만약'에 시달리지 않으며, 슬프지만 현명해진 얼굴로 깨진 콘트리트 속에서 한발씩 꺼내 마침내 기우뚱거리며 앞으로 걸음을 내딛는 것, 그렇게 지속되는 삶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 클로저라는 저 한 단어에 모두 응축돼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