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고향 황매산 같은 너른 품을 가진 박덕선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낸다. 첫 시집 『꽃도둑』은 풀꽃 같은 낮고 작은 것을 모시는 생태서정을 통해 반생명적인 현재적 삶을 성찰했다. 이번 시집 또한 생명과 현대사, 가족사를 소재로 삼아 생명성과 여성성을 옹호하고 있다. 생활과 시의 간극, 또는 생활과 시의 갈등, 이성과 가슴의 거리 등등은 많은 시인들에게 깊은 골짜기를 남긴다. 골이 깊을수록 산은 높다고 말하기는 쉬우나, 빛나는 시 한편 햇빛 속에 내놓기는 쉽지 않다. 박 시인이 온몸으로 낳은 61편의 시는 황매산 철쭉처럼 치열하다. ‘아무리 뽑아봐라/별들이 빛을 포기한 적 있나?’는 시어에서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