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늘 웃는다. 슬프거나 고통을 이야기하면서도 입가에 번져 있는 미소 그게 내가 본 시인의 모습이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거나 지그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시인에게 큰 행복이다. 한 편 두 편 읽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어쩌면 시인이 태어나 유년을 보낸 시골 생활이 시를 쓰는 시원은 아닐까? 그래서 많은 시간 유년을 추억하고 그리워하고 또 거기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기억에 얼룩으로 무늬로, 더러는 잊히고 더러는 추억으로 고스란히 녹아 있는 내 안의 노을. 혼자인 듯 혼자이지 않고 함께인 듯하지만 혼자인 시인.
시인의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노을은 어떤 모양일까? 너무 화려하지도 요란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너무 조용하지도 않은 주변과 잘 조화된 아주 투명한 노을, 그게 내가 알고 있는 시인의 노을이다. 시인은 사물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따스한 마음과 눈빛을 가지고 늘 내가 아닌 너에게 눈을 맞춘다. “날갯짓이 생의 전부가 되어버린 나비처럼//그렇게 살아도 좋겠”(「시인의 말」)다는 시인.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슴 뭉클함이 있는 시편들, 그렇게 시인이 마음 구석구석 덤덤하게 덧칠한 시를 읽으며 우리 모두의 마음도 아름다운 노을빛으로 물들어 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