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신학대학원 시절에 중세교회사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인상적인 한 문장은 “중세는 잊혀야 할 암흑기가 아니다”였습니다. 중세를 그저 부패하고 타락하여 종교개혁자들에 의해 전복된 시기라고 이해하는 것은 교회 역사의 연속성에 대한 몰이해이자, 그 시기에도 일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모독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 명제에 마음이 끌려 중세교회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안타깝게도 중세교회사를 통시적으로 공부하기에 적합한 저서를 국내에서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글로 번역된 몇 권의 저서는 필자를 충분히 만족 시키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학생들과 목회자들에게 선뜻 추천할 만한 저서를 찾지 못하여, 국내 학자 가운데 훌륭한 중세교회사 전공자의 책을 고대하며 기다린 지 20여 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정원래 교수님의 『중세교회사』를 만나고 마음이 시원해졌습니다. 정 교수님의 『중세교회사』는 세 가지면에서 필자가 애타게 기다리던 종류의 저서입니다. 첫째, 중세를 현대인의 시각으로 폄훼하지 않고, 중세에 뛰어들어 그 시대의 눈으로 역사를 해석합니다. 둘째, 어느 특정 주제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건, 인물, 철학, 신학을 통전적인 관점에서 통시적으로 다룹니다. 셋째, 신학대학원 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삼았으므로, 비교적 쉬운 언어로 서술하면서 목회적으로 유익한 통찰을 줍니다. 이저서가 중세교회에 관한 우리의 편협한 오해를 교정해주고 이해의 폭을 넓혀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