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은 시인은 시집을 내는 마음을 ‘시를 지으며 풀꽃처럼 옷을 짓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시는 화려한 묘사를 거부하며 자신이 살아온 자취를 되돌아보고 현재의 삶을 의미 있게 음미하며 다가오는 시간을 새롭게 맞이하는 평범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이 시인이 시를 잘 쓸 수 있는 것은 옷을 짓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를 짓듯 순수한 정서를 풀꽃처럼 옷을 지으니 옷을 입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하고 옷을 입고 풀꽃처럼 웃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시를 지으며 마음까지도 디자인하는 의상디자이너가 된 것이다.
울고 싶을 때 울어라.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고 싶다면 다행이다. 울어서 될 일이라면 무슨 걱정이겠는가. 눈물이 나지 않는 울음도 있다. 소리도 낼 수 없는 울음 남에게 말할 수 없는 말 해도 소용없는 울음이 마른 눈물이다. 흔히 마음이 아픈 때도 있지만 몸이 아파 마음조차 흔들리는 아픔을 앓는 사람이 하흥규 시인이다. 그러나 그는 이제는 울지 않으며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그의 눈물은 시가 되어 우리에게 희망과 힘을 주고 있다. 아픈 몸과 싸우며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시를 쓰는 것이다. 시로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이 주는 메시지에 응답하고 심미적 정서를 사유하는 삶의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