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현실적인 순간들을 생생하게 포착해서 보는 사람이 답답함으로 결국 가슴을 치게 만드는 수신지 작가의 고구마 재배력은 이 책에서도 탁월하다. 그 고구마를 먹고 공감이 무럭무럭 자라고, 물을 찾는 심정이 되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절실한 질문에 다시 한 번 가닿는다. 임신 중지뿐만이 아니라 모계의 성을 따르는 문제, 돌봄 노동 등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젠더 이슈들을 어떻게 저렇게 몇 컷으로, 몇 마디 말로 다 담아내는지, 수신지 작가의 만화를 볼 때마다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