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너머로, GEMAC』은 묵직하다. 코로나 19를 통해 우리가 이미 겪은 팬데믹 시대의 암울함을 배경으로 성찰 없이 폭주할지 모를 과학기술의 모습을 충격적으로 묘사한다. 내겐 이 모든 게 계층화된 존재들에 관한 윤리적 논점이다. 인간과 지맥의 관계는 평택 단지 안팎의 사람들이나 경계 내부와 그 너머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얼마나 다를까? 이 작품을 읽으며 계속 떠올린 질문이다. 컴퓨터를 매개로 한 넥서스 간의 통신, 넥서스끼리의 직접 통신, 레아의 해킹과 악성코드 배포 등, 작품 속 IT 기술은 그 디테일이 생생하다. 작가가 뛰어난 엔지니어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IT 관련 지식이 있는 독자들에겐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합성 생물을 활용해 증강동물을 구현하는 게 가능한지는 의문이나, 이는 과학기술의 전문가인 작가가 현실에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펼치는 상상의 세계이리라. 전윤호의 『경계 너머로, GEMAC』은 무척이나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