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혹은 남들에게 뽐내고 싶은 생각으로, 아니면 디제이를 골탕 먹일 요량으로 희귀한 음악을 메모지에 적어 디제이 박스에 넣는다. 그리고 마음 졸이며 그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음악다방에서, 학사주점에서, 호프집에서 아니면 분식집에서... 어쩌면 지금의 LP 바는 그러한 추억을 복기시킨다. 하지만 고종석의 이 책은 단순히 이러한 ‘추억 팔이’만 나열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음악계 마당발을 증명이라도 하듯 저자는 신촌과 홍대를 대표하는 LP 바 [우드스탁]과 [곱창전골]을 시간과 공간이라는 날줄과 씨줄로 엮으며 희미한 문화 지형도에 뚜렷한 윤곽선을 그려 넣는다. 책을 읽는 누구라도 지금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다. “지금 당장 가고 싶다. 음악과 사람이 있던 그때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