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하고 조용한 재개발 예정 거리에 어느 날 생긴 노란 불빛의 선술집. 홍제천 옆 또또에 처음 들어서던 날을 기억한다. 오며 가며 마음 붙일 곳이 생겨 기쁜 한편 동시에 의아했다. 어째서 이런 동네, 이 자리에 적당한 활기와 수상할 정도의 손맛을 함께 지닌 술집이 찾아왔는지, 묘하게 젊은 사장님과 나이가 평균 이상으로 지긋해 보이는 직원들은 왜 이곳을 지키고 있는 건지.
여러 계절에 걸쳐 또또를 찾았다. 추운 날씨엔 누굴 데려와도 감탄하는 부대찌개를 먹고, 봄이 오면 제철 나물을 먹었다. SNS에 새로 올라온 막걸리를 마시러 가고, 동네에 남아 있어 괜히 헛헛한 명절엔 떡국까지 얻어먹으며 어렴풋이 가늠만 해보던 또또의 이야기를, 매주 올라오는 글을 읽으며 비로소 알게 되었다.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다 부모님을 동료로 모시고 한국식 선술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라는 짧은 소개만으로는 절대로 알 수 없었던 여정을, 두려움을, 슬픔을, 기쁨을, 용기를.
이 가족의 많은 것을 알아버린 채로 나는 모른 척 또또에 드나들 것이다. 민자 님의 음식을 먹고, 철균 님의 환대를 받을 것이다. 그들 옆에서 책임지는 일의 끝없는 고단함과 떳떳한 찬란함을 번갈아 겪으며 점점 노련해질 또또 사장님을 계속 지켜보고 싶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곳의 손님으로서 또또네 삶의 배경이 되고 싶다. 또또의 노란 불빛이 가능한 한 오래 이 거리에 계속 켜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