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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씨앗을 사서 쓰지만 씨앗을 받아서 농사를 지었을 적에는 맛도 좋았고 좋은 씨앗을 이웃과 나누었다. 씨앗뿐만 아니 라 노동도 나누었는데, 씨앗을 사서 짓는 요즘 농사에는 품앗이도 사라졌다. 토종 씨앗이 사라지면서 가족과 마을 공동체도 사라지고 있다. 씨앗을 대물려 받았던 어르신들은 자식을 키우기 위해 뼈 빠지게 농 사를 지었고, 팔순이 지난 지금도 자식들에게 농산물을 제공하고 있 다. 씨앗을 대물려 줄 자식이 있다면 팔순 노인들은 손자들과 놀거나 인근에 쑥이나 캐러 돌아다녔을지도 모른다. 농사짓는 부모는 죽을 때까지 자식 바라지를 하게 되는 이 역설적인 현실은 씨앗을 대물림 할 자식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어르신은 시부모로부터 조상에 대한 예를 배우고 나눔을 배웠지만, 당신 삶의 예와 지혜를 넘겨줄 자식은 더 이상 농촌에 없다. 씨앗만 단절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 해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