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순의 시는 역동적인 저항성이 서정성과 융합하여 독자적이면서도 독특한 그만의 목소리를 자아내고 있다. 문명비판으로서 현대시의 서정은 대체적으로 문명사회에서 소외된 혹은 잃어버린 세계를 반추하는 비극적 정조로, 또는 추억을 환기하는 애잔한 그리움의 정조로, 혹은 근원의 세계에 동화된 동일성의 목소리로 구현된다. 그러나 정홍순의 시는 서정시로서는 드물게 저항의 대상에 동화됨으로써 그만의 독자적인 길을 내고 있다. 당위의 세계를 향한 정홍순의 저항적 목소리가 현대시의 서정에 새로운 길을 냄으로써 절망의 벽에 흐릿하게 걸쳐 있는 희망을 별처럼 빛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