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읽고 스트리트뷰로 예전에 살던 동네를 보았다. 2014년, 2008년, 2007년으로 돌아갈 수 있어! 감탄하며 본다. 새 간판을 의젓하게 단 집이 생겨났다 사라진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우리 강아지가 2014년의 베란다에서 난간 밖으로 코를 내밀고 있다. 2008년의 내 방 안에서 아직 아기인 우리 강아지가 창문 반토막만큼의 햇살 안에 누워 있다. 모래알이 반짝이던 2007년의 놀이터를 본다. 그토록 가고 싶던 시절에 나를 잠시간 떨어뜨려놓은 듯 울고 싶어진다. 사라지는 것에는 끝이 없다. 까닭을 모르겠는 상실.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말을 뿌리쳤”(「숨소리를 따라가던」)던 수많은 절망. 나무토막만큼 쓸모없는 시. 내가 나로 사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유현아는 ‘공중을 날아다니는 꿈’을 꾼다. 오래된 것을 오래도록 끌어안는다. 쓸모를 묻지 않아도 속속들이 멋있어! 이 시집을 읽는 분들이 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