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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알
국내작가 인문/사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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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알
국내작가 인문/사회 저자
우왕좌왕 살았다. 소싯적에는 만화가가 되겠다며 그림만 그렸고, 좀더 자라서는 글 칭찬받는 게 좋아서 소설가를 꿈꿨다. 스물 언저리, 이야기 만들기에 별 소질이 없는 걸 알았다. 학교를 조금 오래 다녔지만 학문을 업으로 삼기엔 한계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잡지 기자가 되었다. 커리어를 쌓아보자고 막 폼을 잡는 찰나 임신을 했다. 결혼 이민은 별 로망도 없던 나라, 호주로 삶을 뿌리째 옮겨다 놓았다. 내가 누구였는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육아노동과 가사노동을 마친 밤이면 데스크톱 앞에 앉는다. 스크린 너머로 한국 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쓰지 못한 이야기를, 써야 할 이야기를 발견한다. 비로소 바라봐야 할 곳이 분명해졌다. 이제는 좀 덜 수선스럽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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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추천

  • 욕망할 만한 사랑, 적절한 관계에 대한 규범은 사회 구성원 간의 끊임없는 곁눈질과 느슨한 합의를 거치며 이동한다. 페미니즘 리부트는 사랑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남성이 위협적이거나, 신뢰할 수 없거나, 권력 차를 상기시키는 기호로 변화한 이상 이성과의 ‘가장 친밀하고 안락한 관계’라는 신화도 심문에 부쳐져야 했던 것이다. 당장은 데이트폭력과 안전이별을 경계하고, 미래에는 돌봄노동과 경력단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랑은 자꾸만 낭만으로부터 멀어진다. 아녀자의 한낱 공상이라는 식으로 멸시당해 왔던 로맨스적 상상력은 이제 현실을 충분히 각성하지 못한 여자들의 한가한 소리로 취급되는 듯도 하다. 그러나 현실이 거북하다고 욕망까지 단념할 수 있을까. 문학 연구자인 저자가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을 탐독하며 관찰하고 질문한 바를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풀어 쓴 책, 『어느 날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는 분명히 존재하는 욕망의 분출구로서 로맨스 장르의 기능을 긍정한다. 이 책에는 흥미롭게 읽을거리가 많다. 로맨스 판타지를 향해 우회하고 돌진하는 동시대 여성의 욕구를 분석하면서도, 고전이나 근대문학과 견주어 가며 텍스트에 관한 통시적 이해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웹툰이나 웹소설의 경향을 분석하다 보면 그 새로움에 몰두하느라 과거와의 지나친 단절을 시도하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와 달리 이 책에서 로맨스 판타지는 서사 예술의 연속성 위에서 발견된다.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이라는 이유로 본격적인 평론의 기회를 누리기 어려운 장르의 위치를 생각하면 이 책이 가지는 의의는 분명하다. 환상적이면서도 세속적인 이 여자들의 놀이터를 한번 들여다보자. 현시대 여성 소비자를 상대로 ‘팔리는’ 이성애 로맨스를 쓰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고, 그래서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은 최상의 정치적 올바름을 구현하지는 않을지언정 때때로 놀랍도록 솔직해진다. 이 장르가 순응하는 바, 극복하려는 바조차도 지금 한국 여성의 욕망이 어디쯤 서 있는지를 가리키는 지표인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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