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피해자》는 한 사람의 피해를 기록한 책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얼굴을 비추는 책이다. 피해는 어느 날 우연히 떨어진 불운으로 끝나지 않는다. 설명해야 하고, 입증해야 하고,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이 제 삶 전체를 걸고 버텨내야 하는 지난한 시간이 된다. 저자는 자신을 ‘탁월한 피해자’라 부르지만, 그것은 특별히 강해서 붙인 이름이 아니라, 자원이 있고 언어가 있고 싸울 힘이 있는 사람조차 이렇게까지 처절해야 한다면, 그렇지 못한 수많은 피해자들은 얼마나 쉽게 침묵 속으로 밀려나는가를 드러내는 고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위로의 마음으로, 그러나 동시에 가열찬 연대의 마음으로 권하고 싶다. 피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섣부른 훈계도, 멀찍이 선 동정도 아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었다고 말해주는 일, 당신이 겪은 일을 끝까지 믿고 듣겠다고 약속하는 일, 그리고 다시는 누구도 그런 싸움을 혼자 치르지 않게 하겠다고 함께 말하는 일이다. 연대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한 사람의 고통을 끝까지 외면하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 책은 뜨겁고도 아프게 가르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