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페미니스트 언론인. 유숙열은 이렇게 요약되곤 한다. 아니다. 터무니없이 부족한 설명이다. 맞바람 무릅쓰고 허공에 길을 내는 ‘대장 기러기’의 고군분투를 우아한 날갯짓으로만 표현하는 건 온당치 않다. 1980년 고문실 칠성판을 간신히 벗어난 경력단절 ‘여기자’는 차별과 불평등이 만연한 미국에서 어떻게 자신의 언어를 찾아 나갔을까, 웃고 떠들면서 세상을 뒤집을 방법을 어떻게 알아차렸을까. 40년 전 뉴욕의 페미니스트들에게 실마리가 있었다. 유숙열은 그들에게 배웠다. “침묵은 너를 보호하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