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독서하는 경험이 바로 이런 것일까. ‘고전’이라는 씨실과 ‘읽기’라는 날실이 구성한 그물망을 고전하며 읽었다. 발이 푹푹 빠지는데도 어떻게든 건너가고 싶은 눈길 같았다. 무엇보다 읽는 재미가,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이수은의 『평균의 마음』을 읽는 내내, 뇌들보가 신명나게 들썩였다.
빠른 길이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만큼은 기꺼이 길을 잃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상념에 젖어들기도 해야 한다. 책을 덮은 후에도, 아니 책을 덮은 후에야 생각은 비로소 열릴 수 있다. 그럴 때 독서는 내 안으로, 세상 바깥으로 확장된다. 읽고 났더니 눈길이 다시 길이 되는 작은 기적처럼.
독서의 필요성을 전면적으로 역설하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또다시 책을 읽고 싶어질 것이다. 제대로, 내 방식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