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은의 시들은 ‘엄마’라는 ‘아이’가 겪는 참담과 참혹, 그 진창을 건너고자 하는 절실함으로 들끓는다. ‘과거’의 엄마가 낳은 아이가 ‘지금’의 엄마가 되고 지금의 엄마가 낳은 아이가 ‘미래’의 엄마가 되는. 이 대물림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연결된 집단인 가족(우리)에 대해. 할머니, 엄마, 언니와 아이, 그리고 남편에 둘러싸여 폭발하는 폭력과 혐오, 치욕과 분노, 환멸과 저주, 슬픔과 고통, 죄책감과 용서에 대해. 그 감정들이 휘몰아치는 순간 요청되는 ‘혼자’에 대해. 잃어버린 ‘이름’과 ‘마음’에 대해. 그녀는 말한다. “나에게도 내가 절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