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7월이었던가. 비 억수같이 퍼붓던 날 우산도 내던지고 교복 입고 책가방 들고, 흠뻑 젖은 채 한참 동안 공주 시내를 활보했던 적이 있다. 뭔가 이글대는 가슴속 뜨거운 열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땅과 하늘과 그 사이 온통 메운 굵은 비 되었던 때. 왜였을까.
연서중학교에 첫 발령 받아 교사의 길을 걸으면서도 가끔은 울컥 솟던 그 감성. 각박한 삶 속에서 꽁꽁 갇혔다가 이제야 활화산으로 폭발하는 듯하다. 시에 빠져, 갓 입문한 색소폰에 빠져, 그리고 태명 몽글이와 은총이에 빠져, 점차 나르시스의 샘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2020년 첫 시집 『초승달에 걸터앉아』를 출간한 이후,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흐뭇한 삶』에 이어 이번 『고마나루 연가』는 네 번째 분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