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 가리점에서 태어났다. 군 입대 전까지 아는 글자라고는 이름 석 자와 사는 곳의 주소뿐이었다. 한국전쟁 때 아버지가 돌림병으로 돌아가신 이후 혼자 남은 열네 살 소년은 ‘머슴’이 되었다. 5년간의 머슴살이를 마친 이후에는 둑 공사, 냉차 장사, 산판일, 품팔이까지 먹고살기 위해서라면 안 해본 일이 없다. 스물셋에는 생계 수단으로
창호지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으나 새마을운동 노래 가사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와 함께 공장도 망해버린다. 그와 동시에 서울 봉천동 달동네에서 단칸방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 좁은 방에서 삼 남매와 어머니까지 모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식구들을 먹여 살릴 최후의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중동 근로자, 한일순은 리비아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두 차례에 거쳐 외국인 근로자로 일한다. 그 뒤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생선 장사를 시작했고 이후 18년 6개월 동안 닭 장사를 했다. 돌이켜보면 쉬지 않고 일만 하며 살아온 셈이다. 그 가운데 언제나 거짓 없는 성실함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애썼다고 자부한다. 현재 아내와 함께 경기도 가평에서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 남은 일생 동안은 아내와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