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땅끝 해남읍 안동리에서 태어났다. 《시와동화》 등에 글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우리가 사는 도시의 외로움에 관한 보고』 『솔안말 찾아가는 길』 『물끄러미』 『목련 비에 젖다』 『인간관계론을 읽다』 등이 있다. 교원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 수주문학상, 복사골문학상, 등대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소새시동인,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구미정의 시에서는 곳곳에서 수 갈래의 길이 보인다. 그리고 그는 많은 날을 길 위에 서 있거나 걷는다. 새들은 하늘길을 난다. 엄청난 거리를 날지만 나간 만큼 되돌아가야 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삶이 이끄는 대로 움직인다. 거기에다 각자의 생각을 조금 얹을 뿐이다. 우리 사는 일이 어쩌면 길 위에 이루어진다고 해도 무리한 말은 아니다. 대부분 평탄하고 편한 길이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거칠고 힘들고 위험한 길 위에 서 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구불거리고 거친 길이 걷기에는 오히려 좋을 수 있다.
지나온 길은 앞으로 갈 길에 대한 방향지시등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과거는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니다. 현재와 미래에 의해 이전에는 없었던 뜻이 덧붙여지면서 새로이 드러날 수도 있다. 그래서 되돌아보지 않으면 길이 아니다. 성찰하지 않는 삶에서는 미래의 많은 가능성이 알지도 못한 채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과거는 그저 과거가 아니고 미래도 그저 미래가 아니다. 그것을 구미정의 시집 환승이 말해주고 있다. 이것을 독자들은 곧 알아차릴 것이다. 그리하여 마음 흔들리는 울림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