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 선생의 시조연가집時調連歌集 『팔일간의 축제』 발간을 축하드린다. 시조연가집이란 형식은 시조 형식이요, 내용은 노래 가사歌詞라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는 서정시가 아니라 서사시를 쓴 것이다. 서사시는 스토리가 있고, 등장인물도 있고, 역사적 사건도 있고, 소설처럼 길게 쓴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서사시라고 규정했지만, 사실은 ‘무엇이다’라고 정의하기는 무리하다고 본다. 다룬 내용이 역사적이고 그 시대의 언어, 당시의 문화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집은 청구영언이나 해동가요 같은 노래의 성격도 지녔다. 제2장 〈행복으로 가는 길〉은 고종과 명성황후가 부부의 연을 맺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이다. 궁중가례宮中嘉禮라는 아름다움을 잘 나타냈지만, 그 시대의 독특한 문화, 역사적 장면이 소개되어 역사소설을 읽는 느낌이 든다. 이 모든 것이 시조의 형식만 취했지 한 장의 사진을 보는 것 같고, 기록문이요, 실록이다. 〈선계에 이르는 길〉에서는 북두칠성 등 별나라 이야기가 나오고, 〈돌은 살아 있다〉에서는 처음 보는 돌 이야기가 나오고, 〈한국의 도교문화〉에서는 노자, 장자가 등장한다. 〈예악에 드는 길〉에서는 가곡 한바탕 스물일곱 잎이 나온다, 이쯤 되면 어느 한 가지가 아니라 종합예술이다. 웅장한 관현악을 보는 것 같다. 이들 작품의 밑바탕에는 전통 사랑, 나라 사랑 정신이 깔려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