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크나큰 파고를 건넌 사람만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새로운 희망으로서의 출발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시집에서는 시적 자의식을 드러내는 작품이 많다. 생로병사와 만물의 순리에서 얻어낸 죽음과 사랑의 윤리가 미학적 발효를 거친 서정시 본연의 모습으로 다감하게 안겨온다. “막다른 세상의 문턱을 넘으며//굳어가는 감성을 잘게 부수고 있”는 시 「블루투스」에서 자아를 목도하는 시인은 이별의 상처를 싸매고 이제 당당하게 일어설 준비를 한다. 그리하여 남겨진 사람들에게 안도와 희망을 안겨준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을 위하고 가족을 위한 진정한 사랑이 아니겠는가. 높은 시혼에 이르는 길은 멀고 험하다. 그러므로 중단 없는 시의 길을 응원하며 박옥선 시인의 완성도 높은 첫 시집 상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