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다식이, 진심뿐인 농담이, 통찰투성이의 놀이가, 변화무쌍 흥미진진 여유만만의 기발한 편집이, 바글바글 온갖 것들이 시가 된다. 실은, 이미 시다. 권혁웅이 잘(못) 정한 제목처럼 ‘세계문학전집’이다. 실은, 문학도 한 항목에 불과한 ‘세계전집’이다. 누구든 무엇이든 평등하게 삼인칭으로 존재하는 전집의 세계 혹은 세계라는 전집.
세계-전집을 통째로 재구성하고 총정리하면서 권혁웅은 말한다. “차마 옮길 수가 없”는 “더한 얘기가 많”(「거울에 관한 명상」)다고. 시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권혁웅이니까 쓸 수 있는 시, 권혁웅만이 쓸 수 있는 시를 읽으며 우리는 권혁웅조차 결코 끝낼 수 없는 ‘시’를 만난다. 다음은 그가 덧붙여 둔 일러두기. “이의 있으면 아아, 해봐 아하! 해봐”(「배달의 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