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 올해로 37살이 되었다” 같은 일반적인 소개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평범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올해 겨우 23살이 된 사람이라고 소개할 수밖에 없다. 17살에 자살로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고, 10년이 지난 시점부터 내면 깊이 묵혀 두었던 트라우마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엄마를 보내는 의식을 치른 해부터 제대로 된 나이와 시간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인생의 반은 질긴 애도의 과정으로 채워져 있었다. 지난 17년 동안 엄마의 죽음 앞에 서 있는 17살이었다. 18살이 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과거로부터 내딛는 한 걸음조차 무거웠다.
엄마가 있던 삶과 없는 삶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기부터 내면의 흔적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질긴 애도와의 종결과 엄마에게 보내는 건강한 이별의식으로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기나긴 회복의 기록을 통해 여러 가지 이유로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싶었다. 이제는 나를 출신이나 나이가 아닌, ‘쓰는 사람’이라 소개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