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공부하고 신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2년 문윤성SF문학상 중단편 부문에서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로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쓴 책으로 장편소설 『두 번째 지구 타이드』, 소설집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중편소설 『웨스턴 익스프레스 실버 딜리버리』 등이 있다.
이미 늦었다고요. 이 땅에 착륙했을 때부터 돌이킬 방도는 없었어. 그래, 우린 여길 영원 히 벗어날 수 없어. 애저녁에 리턴 한계를 넘어버렸으니까! 어쩌면 처 음부터 지구를 버리지 말았어야 한다던 그 사람들 말이 맞았는지도 몰 라. 우리가 틀렸던 거라면 어떡해? 이게 그 대가라면? 우린 처음부터 망가진 우주선에 갇혀 죽을 운명이었는지도 몰라······.
이전의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면 어딘가 허전 한 느낌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깨달았을 땐 이미 잃어버린 후 였던 탓에 잃어버린 것의 정체를 알 수 없어진 처지에서 보자면, 내 잃어버린 기억이란 타이드보다 짧다는 지구의 하루와 같은 것이다. 그립지도, 부럽지도 않은 것 나와 단절된 세계와 지금 내가 처한 세계 중 하나를 고르는 건 실제로는 전혀 어렵지 않다. 나는 망설임 없이 현재를 선택 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나다.
생물학적 출생의 순간이나 죽음 같 은 통 슬립에서 깨어났던 각성의 순간이 아니라, lo 행성에 많은 계 살아남은 인간들 앞에서 황금 리본을 받고 후발대를 통솔 해 타이드를 개척하여 인간 번영의 개 미래를 열어가라는 잘 재의 목적을 부여받았던 그 순간, 지금의 나는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