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86년부터 탄광 막장에서 날마다 저승사자와 사투를 벌이며 석탄을 캔 광부였다. 이후 질풍노도의 시절을 거치고서 불치병인 진폐재해자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신문고를 울리기 위해 그들과 함께 무기한 단식투쟁과 갱목 시위를 벌였다. 2007년의 일이다. 그때 가장 먼저 달려와준 시인이 맹문재였다. 대한민국의 수도권에 살면서도 변방인 탄광촌 사람들의 힘겨운 삶이 안타까워 가슴앓이하는 시인. 이따금 사북을 다녀가곤 했지만, 광부와 탄광촌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시편들을 읽어보았다.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응원, 넉넉한 인정을 함께 읽었다. 방송 채널을 돌리면 온통 트롯이다. 차고 넘치는 트롯처럼 서점엔 시집도 많다. 하지만 광부와 탄광촌을 이야기한 시집은 찾기 힘들 정도로 귀하다. 맹문재 시인의 그렇게 귀한 시편들. 마치 내부자가 쓴 것처럼 좋은 시가 많았다. ‘진짜 광부’였던 내겐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