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대학 교정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여성 과학자의 길을 꿈꾸며 살았다. 고분자 화학을 전공한 이학박사로 연구자의 삶을 이어가던 중, 출산 후 육아를 전담하기 위해 전업주부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로 국가연구소에서 연구위으로 재직하며 잠시 멈췄던 연구 경력을 다시 이어갈 수 있었다. 아주 특출나거나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연구자는 아니었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시련을 겪으며 인생의 방향은 다시 한번 바뀌었다. 평생 계속할 것이라 믿었던 연구자의 길을 내려놓고, 살아가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의미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깊어졌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어느 순간,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빛을 따라 여성 과학자에서 상담과 치유의 영역으로, 그리고 작가이자 한국학교 교사로 삶의 지평을 넓혀가며 일상의 의미를 다시 쌓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