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우 시인은 부산의 동광동 백년어서원에서 백 마리의 물고기와 함께 산다. 그곳에서 독서와 글쓰기를 장려, 소통과 공존, 실천을 통한 생명 회복을 꿈꾸며 부지런히 산소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신의 이름자인 어리석을 우(愚)를 발판 삼아 모든 환(幻)과 욕심을 내려놓고, 우공이산(愚公移山)을 향해 한 걸음, 또 한 걸음, 달팽이처럼 느리게, 행복한 왕자와 같은 측은지심으로, 순하고 우직한 암소처럼 하루하루를 되새김질하며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게 학문의 큰 기쁨임을 알기에 그 기쁨을 모두와 나누기 위해, 이 빠르고 영악한 시대를 뚜벅뚜벅 거룩한 바보처럼, 느림보 달팽이처럼 최선을 다해 걸어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김수우 시인의 하나하나의 발자취인 동시에 그녀가 추구하는 ‘어리석음’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가늠 없는 큰 뜻과 큰 세계, 그 안에서 발견하는 놀라운 지혜와 성찰에 대한 고백서이다. 같은 시우로서, 동향으로서 그녀의 그 끝없는 공부, 더 큰 어리석음의 아름다운 얼굴로 나아가고자 날마다 질문하고 또 질문하며 더 어리석어지고, 다시 어리석어지고, 새롭게 어리석어지는 그 길에 동참의 끝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만의 아주 깊고 소박한, ‘어리석음’이라는 그 빛나는 숨은 능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