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현실과 삶의 거리가 멀면 허황하고 참되지 못하다. 조정숙 시인의 시는 현실과 삶의 거리를 조절함으로써 시적 사실성과 서정의 리얼리티를 형성한다. 시적 리얼리티가 힘을 얻는 것은 옥타비오 파스가 말한 이성의 횡포를 경계하는 리듬 때문이다. 머리와 재주에서 나온 요설과 조립의 언어가 아닌, 삶과 육체의 언어에서 나온, 조정숙 시인의 시는 “일각고래의 뿔을 달고/빙하의 시간을 건너가는”(「얼음꽃」) 노래다. 그 노래와 언어는 “만 갈래의 소리 지느러미를 타고” 삶의 바다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