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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
국내작가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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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
국내작가 번역가
펜실베이니아대학교(워튼스쿨) 경영학 박사
현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국제경영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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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달러 패권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역사는 더 흥미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탈중앙화를 꿈꾸던 기술은 역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앙 금융 권력인 달러의 새로운 전달 수단이 되고 있다. 피터 자이한이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과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 제기한 미국의 역할 변화, 케네스 로고프가 《달러 이후의 질서》에서 설명한 달러의 끈질긴 생명력, 패럴과 뉴먼이 《언더그라운드 엠파이어》에서 분석한 미국의 네트워크 권력, 에드워드 피시먼이 《국가는 무엇으로 싸우는가》에서 보여준 경제전쟁의 현실 위에서, 《코인, 달러, 전쟁》은 블록체인 시대 달러 제국의 다음 장을 묻는다. 이 책의 핵심 논지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달러 패권의 민영화 도구이자 지정학적 갈등의 새로운 전선이라는 점이다. 저자들의 표현을 빌리면 “달러가 이동하는 배관이 SWIFT에서 온체인으로 바뀔 뿐, 달러의 지배력은 오히려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 ‘배관의 논리’는 책 전체를 관통한다. 2장에서는 SWIFT가 지정학적 무기가 된 과정을, 3장에서는 달러가 강해질수록 역설적으로 취약해지는 구조를 설명한다. 4장에서는 마이런 보고서와 국가전략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전략의 윤곽을 그려내고, 5장과 6장에서는 AI 패권 경쟁과 포퓰리즘의 부상이 왜 같은 맥락에서 읽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어 7장에서는 전쟁의 문턱이 점점 낮아지는 미래를 우려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들은 한국을 ‘두 개의 레일 사이의 변수’로 규정한다. 달러 레일을 거부할 능력도, 완전히 편입될 명분도 없는 중간지대, 순응과 저항 사이에서 부분적 편입과 부분적 방어를 동시에 택할 수밖에 없는 위치라는 것이다. 이 진단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어쩌면 그만큼 현실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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