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는가, 왜 떠나는가. 이미 몸에 밴 세상, 그러나 늘 불편하다. ‘안나푸르나 로 가는 길’은 ‘삶으로 오는 길’이다. 그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외로움과 괴로 움, 그리움 따위, 설산(雪山)의 흰 등허리에 굽은 등을 살그머니 기대고 노새 같 은 삶, 그 마음의 눈을 밝히는 일이다. ‘숨은 사람’에게 괴로운 등을, 세파의 슬픔을 슬쩍 보여 주는 일이다. 그리고 암시랑토 않게 그 상처를 뒤돌아보는 일이다. 깨달음을 멈춘 머리 위에 와 있거나 낮게 엎드린 무릎에 통증처럼 와 있을 각성(覺醒)을 챙기는 일이다. 막다른 길 앞에 선 거울을 만나는 일이다. 그 러고 나서야 제자리로 돌아와 ‘나’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