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 미래란, 단순하게 아직 도래하지 않은 시간이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의 지평이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과거(남편·임신·출산)라는 원죄에 사로잡힌 삶의 한가운데에서도, 세상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삶의 가능성을 회복하려는 자신을 상상한다. 현실의 현재와는 구별되는 미래의 조각을 어루만지고 있었던 것이리라. 미래는 과거의 반복이나 연장이 아니라 과거와의 차이에 의해 재구성될 것이라는 생각, 삶에 드리워져 있는 차이differance의 운동성이야말로 어머니가 쥐고 있던 미래의 조각이었던 것이다. 한쪽에는 인간은 어떻게 죽지 않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다른 한쪽에는 인간은 왜 상상을 하고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하고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