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차분하고 평온한 글이 독자를 얼얼하게 끌어당길 수 있는 건 이 소설이 뼈아픈 침묵과 인내로 빽빽하게 차 있기 때문이다. 콜럼 토빈의 『브루클린』은 모든 게 처음인 타지와 전과 달라진 고향, 두 세계를 겪는 이방인의 두 겹의 감정을 정교하게 좇으며 그 삶의 초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토빈은 의무감과 외로움, 들뜸과 공허, 낯섦과 지겨움, 슬픔과 자유, 사랑과 미래 같은 그럴듯한 쌍, 실은 전혀 짝이 맞지 않는 것들을 삶의 저울 양 끝에 올려두고 팽팽하고도 애달픈 균형을 제시한다. 인생이 원래 그런 비겁한 선택지의 바다라는 듯이. 누구나 살면서 많은 것을 놓치고 잃을 수밖에 없지만 어떻게든 항로를 정해야 한다는 듯이. 흔들리는 파도 위에서 우리는 모두 끔찍한 멀미를 견디고 있다는 듯이. 다만 토빈은 손에 쥔 것을 너무 쉽게 놓지는 말라고, 은근한 격려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