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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년이 된 걸 받아들이기로 한 대신 '그러니까 살이 쪄도 어쩔 수 없지'라며 당당하게 맞서기로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체중계가 보여주는 높은 숫자를 직시하면 정신적으로 타 격을 받기 때문에 "망가졌네, 응, 망가졌어." 하고 건전지를 빼 버린 지 이미 오래. "이것저것 시도해봤는데, 이 사람이 가르쳐주는 게 제일 알기 쉽고 재미있어. 게다가 효과도 있는 것 같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반성하며, 친구가 가르쳐준 무료 운동 영상을 한번 보기로 했다. 으흠. 아름다운 근육에 서글서글해 보이는 훈남이 가정에 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의자나 페트병 같은 도구를 이용한 운동 법을 상냥하게 전수해주었다. 처음에는 "친구 녀석, 결국 이 육 체미와 훈훈한 미모에 흘려서 헬렐레했구만." 하고 친구의 속 내를 의심했지만, 어느 부위를 단련하는 운동인지 어디를 의식 하며 운동하면 효과적인지를 정중하게 설명하면서 시범을 보 여주어, 확실히 나 같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냉큼 해보기로 한다.너무 괴롭다. 매일 아침 도전하지만 한 번도 끝까지 해내 지 못하고 도중에 바닥으로 벌렁 나자빠진다. 그러나 영상 속 의 훈남은 웃는 얼굴로 "바로 그거예요!" "좋아요, 조금만 더 힘 내요!" 하고 응원의 목소리를 건넨다. 뒤집힌 벌레 같은 나에게 까지 그런 다정한 말을 해주다니······. 그러면서 본인은 호흡 한 번 흐트러뜨리지 않고 경쾌하게 몸을 움직이며 시범을 보여주 시고······. 훈남은 근육미가 넘치는 육체를 얻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절제를 관철해왔으리라. 그런데도 벌레(나)조차 쉽게 이해할 만한 훈련법을,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끊임없이 칭찬하며 아낌 없이 전수해준다. (무려 무료 영상이다.) 살아 있는 부처인가?! 숨이 끊어질 듯한 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합장하고 바닥에서 모 니터 화면을 올려다본다. "마지막까지 얼마 안 남았어요, 힘내 요!" 하고 중도 이탈한 나를 계속 응원해주는 훈남. 아무래도 근육의 느낌 같은 것이, 아름다운 불상과 똑 닮았어······. 나는 벌떡 일어나"고마워요, 힘낼게요!" 하며 훈남에게 감 사 인사를 전하고, 탈락한 부분으로 영상을 되돌린 후 이어서 하기로 했다.현재, 음악에 맞춘 운동은 '3분 → 뒤집힌 벌레 → 고마워 요! → 1분 30초 → 뒤집힌 벌레 → 고마워요! → 2분' 패턴으로 진행 중. 의자를 이용한 운동은 '5회 → 뒤집힌 벌레 → 고마워 요! T 5회' 패턴으로, 그럭저럭 끝까지 완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뜨문뜨문 운동해도 효과가 있는 걸까? 어찌 되었든 영상을 향해 감사 인사를 올리며 일어날 때마 다"나도 친구와 훈남처럼 '자신도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을 다 정하게 응원하고 이끌어준다'라는 태도를 마음에 새겨야지." 하고 결심한다. 그러고 있노라면 청량한 바람이 가슴 한가운데 를 뚫고 지나가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쿵쾅쿵쾅, 부들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