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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 시사에 가는 두근거림처럼 최현진 작가의스파클을 조금 일찍 손에 쥐게 되었다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니 더 궁금하기도 하고 성장영화를 좋아하듯, 청소년문학 또한 내게 필요한 하나의 장르가 된 요즘 희미해졌지만 이과생이었던 십대의 내가 떠오르는 스파클 속 유리의 이과적 언어들이 귀엽고 기발해 즐겁기도 했다오랜만에 떠올리게 된 수학과 과학의 언어들 그 언어들로 채워진 유리의 시선이 문학적이어서 새롭게 아름다웠다일차함수 그래프의 기울기로 설명된 비행기 순항고도 이야기는 특히 기억 이 남는다159쪽비행기가 순항 고도로 진입할 때 기울어지는 게 하늘과 수평이 되기 위해서 라는 사실과 비슷하게 다가왔어. 아빠가 그랬거든. 한 번 수평을 맞춘 후에 는 쭉 직진만 하면 된다고, 중간에 구름이나 번개를 만날 수 있지만 그때는 조종간의 중심을 잘 잡으면 기체는 덜 흔들린다고 했어._사람들은 흔들리는 것을 굉장히 무서워하지만 중심을 잡으려면 흔들림은 필연적이래.배움의 끝에 유리가 이 세계를 이해하는 그 비유들과 해석들이 잠시 잊고 있던 십대의 그 때로 돌아가게 하기도 그 시절의 나는, 유리처럼 나만의 해설을 만들었음 어땠을까 그랬다면 좀 덜 답답하고 불안하지 않았을거라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나와 연결된 이들을 자신만의 주석을 달아 이해해보려는 유리의 고군분투가 안쓰럽기도 하면서도 성장하는 이의 통증을 체험하는 것 같아 함께 무너지고 눈물 차오르며 응원하게 된다몇해전 셀프 생일 선물로 장기기증서명을 했던 혼란하고 처절했던 그때의 나도, 그 선물의 의미도 새삼 떠올리게 되었다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했을 현실의 많은 얼굴들도 그려본다청소년문학이라 하지만 어른이 된 나였기에 이 작품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