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소리 높여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면, '어쩜 저렇게 바보 같을까'라고 생각했을 바로 그 말을 난 그에게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걱정하지 말아요. 당신을 혼자 내버려두지는 않을 테니까, 절대로."그러고 나자, 어떤 한 영상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나는 갑자기 웃고 싶어졌다.ㅡ 우리가 함께 보내는 최초의 밤이군요.
난 가슴에 보이지 않는 문신을 새기고, 심장엔 할머니와 빅토르의 이니셜이 새겨진 화살 두 개를 꽂은 채 이 세상에 나왔다. 종이로 만든 쌍뿔 모자를 매단 호두나무 장롱이 항상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내 소지품을 놓아 둘 자리가 늘 마련되어 있는 그들의 집에서 난 사랑이라는 것을 했다.
할머니는 날 데려가지 않았다. 겹겹이 쌓인 내 사생활의 핵심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었을 테고, 인생이란 이별의 연속이 아니겠냐는 뜻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 떨어져 지내는 법을 배우고, 상대방 없이도 웃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필요가 있었다. 말썽 부리는 시간도 시간도 중요하다. 베로니카에게 초대를 받은 후 허락을 얻고자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할머니
"난 지금 당장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두고 애도를 표하는 편입니다. 내 얘기는, 사별한 사람의 목소리가 한두 시간 정도 들리지 않으면 다른 목소리가 곧 그 뒤를 잇게 마련이라는 거죠. 지금 내 목소리가 이렇게 끼어들었듯이. 그게 바로 인생이에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곳을 통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끝도 없고 빠져나갈 구멍도 없어요. 건강할 때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