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시대를 앞서간 '최초의 페미니스트(proto-feminist)'. 1632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스뮈르앙녹수아(Semur-en-Auxois)에서 태어나 1703년 디종(Dijon)에서 사망했다. 귀족 가문의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으나, 열세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사망한 뒤 자기 의사에 반하여 수녀원으로 보내졌다. 그렇게 시작된 수녀원 생활은 30여 년간 이어졌고, 마흔한 살에 자유의 몸이 되어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 후 자발적인 독신 생활을 꾸려가는 한편, 아이들을 가르치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가운데 고독하지만 내적 평화로 충만한 삶을 이어갔다. 이 시기에 성서를 비롯하여 고대 그리스 철학과 스콜라 철학 및 당대의 사상들을 독학으로 섭렵해나갔다. 그 결과로 1693년에 《윤리와 정치에 관한 논고》와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을, 1700년에 《자발적 독신에 대하여》를 발표했다. 그의 고독한 저술 활동은 당대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심지어 거의 잊힐 뻔했으나 1970년대에 재발견되기 시작해 1990년대에 들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선구자로 본격적인 조명을 받았다. '페미니즘'이라는 말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 발표된 쉬숑의 저작은 오늘날 '여성 문제에 관해 여성이 쓴, 가장 완전하고 설득력 있는 최초의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2003년에는 사후 300주년을 기념하여 고향 스뮈르앙녹수아에 쉬숑의 이름을 딴 거리가 조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