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아방수르는 1939년 파리에서 태어난 정치철학자다. 1973년 질 들뢰즈의 지도를 받아 마르크스와 유토피아의 관계를 다루는 『사회주의-공산주의 유토피아의 형태들』이라는 논문으로 국가박사학위를 받았고, 랭스대학교를 거쳐 파리7 디드로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쳤으며, 퇴임 후 같은 학교 명예교수로 추대되었다. 자크 데리다와 장-프랑수아 리오타르의 뒤를 이어 1985년부터 1987년까지 국제철학대학(College international de philosophie)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아방수르는 진보적 자유주의와 급진 민주주의를 개진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으며, 클로드 르포르, 마르셀 고셰와 같은 사상가들과 더불어 전후 프랑스 정치철학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에티엔 드 라 보에시가 제기한 “왜 억압받는 다수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가?”라는 물음을 자신의 철학적 문제로 삼았으며, 이를 스피노자가 제시한 정식을 따라 “왜 인간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싸우는 것처럼 자신의 노예 상태를 위해 싸우는가?”라는 물음으로 전유함으로써 본인의 주제 의식을 한층 확장했다.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저널리스트로, 잡지 편집자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다 2017년 작고했다. 지은 책으로 『유토피아: 토머스 모어부터 발터 벤야민까지』(2000), 『국가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마르크스와 마키아벨리적 순간』(2004), 『정치철학에 맞서는 한나 아렌트?』(2006), 『레비나스』(202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