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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2부
3부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인간 존재를 탐구하는 문학과 삶이 소용돌이치는 사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문학과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다. 방송 공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대기업 임원 등을 지냈다. 중앙대·한서대 등에서 강의했다. 청와대, 정부, 공기업, 대기업의 저작물 30여권과 『10년 후를 기획하라』 『대한민국을 세일즈하라』 『쌩큐! 집중력』 등을 집필했다. 시집으로 『사과나무에게 묻다』가 있다. 농부가 모를 심듯 한 글자 한 글자 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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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14g | 142*214*15mm
ISBN13
9791156625612

책 속으로

‘혹시, 이곳은?’
매우 불길했다. 문득 머리와 등줄기가 고드름처럼 싸늘해지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곳은 쓰레기섬이 아닐까?’
뭍에서 가까워 쓰레기가 띠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쓰레기 더미가 몰려 있는 곳이 아닐까? 이담은 처음에는 가까운 곳에 육지가 있어 쓰레기가 길게 띠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본래 바닷가에는 들물과 날물이 드나들고 파도가 해안과 부딪히면서 반작용으로 긴 물골을 만든다. 그 물골을 따라 쓰레기 더미가 길게 띠를 이루어 모여 있곤 한다. 태풍이 치면 쓰레기의 양은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 해변도 쓰레기 천지가 된다. 그는 처음에는 쓰레기골을 헤쳐 나가면 뭍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사흘 동안 관찰 결과, 이쓰레기 더미는 그런 유형이 아니었다. 긴 띠가 아니라 둥글둥글 뭉쳐 있다. 폭도 너무 크다. 아무리 헤쳐 나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해류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혹시 이곳이 바로 북태평양에 있다는 거대한 쓰레기섬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자 온몸의 맥이 풀려 주저앉아버렸다. ‘GPGP.’ 한반도 15배 크기라는 거대한 쓰레기섬. 북태평양 한가운데 있다는 엄청난 규모의 플라스틱 쓰레기 섬. 바로 그곳이 아닐까? 증발기에 고인 물을 마시며 생각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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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뗏목을 만드는 중간에 가끔 바닷속에 쳐놓은 그물을 걷어 올렸다. 번번이 허탕쳤지만 어쩌다 물고기가 걸려 올라왔다. 잡은 물고기는 즉시 먹어치웠다. 미끼가 시원찮아서인지 낚시는 잘 되지 않았다. 낚시는 역시 기복이 심하다. 연안에서도 낚시 바늘을 집어넣기만 하면고기가 올라올 때가 있고, 하루 종일 공칠 때가 있다. 낚시는 조수의 물때와 고기떼가 몰려 있는 포인트가 중요하다.
아침부터 창고용 페트뗏목을 만들었기 때문에 피곤했다. 건조 중인 뗏목이 떠내려가지 않게 두 개의 뗏목을 단단히 연결했다. 햇빛이 너무 강력해 살갗이 타들어갈 것 같았다. 나무막대기와 비닐을 구해 차일을 쳤다. 그늘에 몸을 가렸더니 한결 나아졌다. 이담은 작업을 멈추고 벌렁 드러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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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구름은 사라져버렸다. 여기는 쓰레기 가득한 바다다. 닿을 수 없는 비행기는 오히려 괴롭다. 이담은 간밤에 측정해놓았던 막대기 컴퍼스를 집어 들었다. 직각삼각형의 빗변을 끈으로 재고 그것을 여러 번 접어 나눈 후 대략의 각도를 측정했다. 당연히 오차가 발생하겠지만 대략 북위 35도에서 40도 사이로 판단되었다. 동쪽으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북위 37.5도다. 서울이 북위 37.5도이므로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을 이은 위도선 근처에 떠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경도는 도구가 없어 측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와이를 떠나 항해하다 태풍을 만났고 하루 정도 떠밀려 왔으므로 하와이 동쪽 어딘가에 떠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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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창고뗏목을 만드는 일에 집중했다. 쓰랜드를 헤집고 다니면서 이곳이 북태평양의 쓰레기섬 GPGP일 것이라는 확신이 깊어졌다. 가도 가도 쓰레기. 아무리 헤집고 다녀도 쓰레기 더미뿐이었다. 떠다니는 쓰레기 때문에 간신히 살고 있었지만 쓰레기 더미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는 절망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육지의 수많은 사람들도 결국 쓰레기 더미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멸이 당장 코앞에 다가와 있지 않을 뿐, 예견된 재앙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시간문제일 뿐이다. 육지의 그들이나 북태평양의 자신이나 똑같은 처지다. 바다 한가운데의 그는 재앙에 직면해 있을 뿐이다. 이담은 쓰랜드를 헤집고 돌아다니면서도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청정바다에서 실낙원으로

하와이 북동쪽의 북태평양. 참치잡이 선망선 골드피시호는 남태평양 키리바시 해역에서 조업을 마치고 부산항으로 귀항하고 있었다. 그런데 북태평양 하와이 근처에서 강력한 허리케인에 휘말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3등 기관사가 태평양의 파도에 휩쓸리고 만다.
주인공 이담은 해양대학 출신 3등 기관사다. 그는 청정 남해바다의 아름다운 섬 창선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잠수왕으로 불린 그는 푸른 바다를 너무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이 놀던 친구가 바위틈에 낀 폐그물에 걸려 익사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로부터 그의 바다는 실낙원이 되었다.

쓰레기섬 ‘GPGP’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분투기

파도에 휘말린 이담은 죽지 않았다. 이담이 표착한 곳은 청정섬이 아니라 온갖 쓰레기와 부유물이 가득 떠있는 곳이다.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북태평양 한가운데 있다는 엄청난 규모의 플라스틱 쓰레기 섬. 한반도 15배 크기라는 그곳에 표류하게 된다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담은 북태평양 쓰레기 섬 즉, ‘쓰랜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어느 날 커다란 배를 발견하고 필사적으로 구조를 요청한다. 하지만 구조는커녕 이담을 향해 총을 난사한다. 불법해양투기를 하는 선박이었던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을 거치며 사투를 벌이는 이담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눈앞에 닥친 최악의 생존조건과 환경재난 속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바다에 떠밀려 온 수많은 쓰레기들은 인간들이 어떠한 삶을 욕망하며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쓰레기 더미 속에는 쓰레기라기엔 멀쩡한 것들도 많다. 넘칠 만큼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한 인간들이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결국 쓰레기 때문에 멸종할 것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는 잠시도 쉬지 않고 돌아가며 엄청난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그것의 대부분은 재활용, 자연분해되지 않는 것들이다.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산과 바다, 들판과 숲, 지층과 심해 등 어디에든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히말라야의 고봉에서 수천 미터 깊이의 해구에 이르기까지 쓰레기가 발견되지 않는 곳은 없다. 현세의 지구는 자연순환이 멈춘 지 오래다.
그러므로 작금의 지구는 새로 명명한 ‘인류세’가 아니라 ‘쓰레기세’라 해야 더 적합할 것이다. 후일 현세의 지층에서는 진화한 인류의 뼛조각보다 쓰레기가 훨씬 더 많이 발견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제 지구는 더 이상 아름답고 푸른 행성이 아니다. 지구는 완전히 썩은 별이 되고 말았다.
쓰레기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는 없다. 생존 가능한 대규모 이주할 수 있는 별도 발견되지 않았다. 인류 환경의 마지막 보루인 바다가 썩으면 지구는 완전히 썩은 별이 되고 만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이 그저 ‘재미를 위해 쓴 서사가 절대 아니’며 ‘전 지구적 재앙 앞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써내려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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