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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소멸 시대’를 살고있는 농민운동가 강광석 칼럼집
강광석
디자인공감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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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1970 강진군 성전면 영풍리 출생 성전초, 중, 조대부고, 경희대 졸 성전면 청년회 감사 성전초등학교 운영위원장 강진군벼경영안정자금지원 조례제정운동본부 집행위원장 강진군찾아가는여성농민한글학교 초대교장 전농 광주전남연맹 사무처장, 정책위원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국회의원 김선동 농업정책비서관 경향신문 칼럼(낮은목소리로) 7년 집필 한국농정신문 논설위원 현) 공공성 지역포럼 공동대표 현) 진보당 강진지역위원장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95쪽 | 152*225*30mm
ISBN13
9791197408236

책 속으로

“2007년 3월 20일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하는 농어업 분야 업무보고’에서 농민들이 ‘염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농민들이 자꾸 돈을 내놓으라고 한단 말이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하면 또 돈 내놓으라고 하고, 한·중 FTA 하면 또 내놓으라고 하고…. 길거리에서 농민단체가 밥 굶고 노숙한다는데 국민들 동정심이 거기로 기울 거니까….’”
---「몰표를 후회하는 농민」중에서

“자신만이 옳다고 온갖 독설을 내뿜었던 노무현 대통령과 결단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이명박 당선자가 닮은 꼴로 보이는 이유는 주변의 비판과 우려, 걱정을 정치적 이해관계나 노파심쯤으로 치부해버리고 ‘내 마음 몰라주는 국민’을 향해 ‘왜 이렇게 무식하냐고 좀 배우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열린 지도자를 원한다」중에서

“지난 10년 동안 민주주의는 발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농민의 삶은 벼랑에 몰렸습니다. 지난 정권 10년을 누구는 잃어버린 10년이라 하고, 누구는 민주정권 10년이라 합니다만 우리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모든 정권을 농업 포기 60년 정권이라 말합니다. 지난 정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찬성하고 이라크에 국민의 군대를 파병해야 한다고 침 튀기며 선동했던 저 민주투사 출신 정치인들이 지금을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하고 정신이 혼미합니다. 이 정권이 미국에 핵우산을 씌워달라고, 그것을 문서로 보장해 달라고 애원하는 것과 미군기지 재배치를 위해 농민들을 그들의 터전에서 내쫓았던 정권과 무엇이 다른지 설명하기 힘듭니다.”
---「민주당에 희망은 있는가」중에서

“과잉생산, 가격 하락, 농가소득 감소, 부채 누적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농업을 시장경제에 맡기기 때문입니다. 농사의 반은 농민이 하고 반은 하늘이 합니다. 원래 농업 생산량은 예측이 어렵기에 더더욱 계획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통제해야 합니다. 그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하는데 지금은 시장이 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가격이 좋으면 그쪽으로 우르르 몰려가 우르르 망하는 시스템입니다. 농민들을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지역별로 특화 농산물을 지정해 계획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적절한 보상 정책으로 소득을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해남에서 재배하는 월동 배추를 무안에서, 함평에서, 이제는 영광에서도 재배합니다. 이래서는 다 망하는 겁니다.”
---「봄장마」중에서

“농산물값이 떨어지면 자유시장경제를 하고, 농산물값이 오르면 국가계획경제를 합니다. 농민은 알아서 주린 배를 채워야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허기진 배는 수입농산물로 채우는 꼴입니다. 이제는 농업에 대한 관점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합니다. 농산물은 공공재라는 인식이 문제 해결의 시작입니다. 농민과 소비자가 농산물이라는 매개로 만날 때 주요 중개자는 밭떼기 상인이나 농산물 홈쇼핑이 아니라 국가여야 합니다. 마치 전기와 물, 철도와 공항을 국가가 관리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농산물은 공공재다」중에서

“남편들이 영농교육 받으러 간 사이에 여성 농민들은 감자를 심고, 남편들이 지역발전협의회 회의에 간 사이 밭에서 고추를 따고, 남편들이 친구 부모님 상에 조문 간 사이 배추를 심고 마늘밭에서 풀을 맵니다. 아침에 남편이 마을회관으로 내년 보급종자를 신청하러 간 사이 아이들을 챙겨 학교에 보내야 하고 저녁이면 남편이 보조금 서류를 정리하는 사이 음식을 준비하고 청소를 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 농협 앞에서 나락 값을 올려달라는 집회를 했습니다. 남자들이 농협 직원·경찰과 형님 동생 하는 사이 여성들의 욕이 들립니다. “야이 개새끼들아 느그들 월급 오늘부터 25% 깎아봐라.”
삶의 무게만큼 치열하게 여성 농민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나락값 4만원,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그녀들이 싸우는 대상은 꼭 정부만이 아닐 것입니다.

노동의 무게와 육아·가사의 전담에서 오는 힘겨움과 아직도 농촌에 만연한 구태의 관습과 싸우고 있습니다. 마을 대동회의에 여성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마을이 많습니다. 남자 어른들은 방에서 회의를 하고 더 연세 드신 여자 어른들은 회관 부엌에서 음식을 장만하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모든 면에서 여성 농민의 지위가 보장돼야 합니다. 골고루 거름을 뿌리기 위해 논둑을 마다하고 굳이 첨벙첨벙한 논바닥으로 들어가 비료를 뿌리는 여성 농민들의 마음을 알아야 합니다. 바퀴가 사람 키보다 큰 트랙터를 모는 여성 농민들의 지위가 딱 그 키만큼만 향상되길 바랍니다. 여성 농민들이 이장도 되고 군수도 되기를 바랍니다.”
---「고단한 슈퍼우먼」중에서

“인간은 이 세계의 주인으로 자연을 개조하고 창조적 노동으로 역사는 발전합니다. 그 뒤편에 창조 질서에 순응하며 나고 자라 죽고 다음 생명을 잉태하는 또 다른 자연의 주인들이 있음을 간과하고 살았습니다. 개발과 편익은 인간을 위한 것이지 이들을 위한 것은 아니지요. 이렇게 오직 인간만이 살 수 있는 지구를 만들다가 결국 인간마저 사라질 지구가 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인간만 살고자 하면 인간도 살 수 없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직한 농민의 정직한 기록에서 배운다

이의엽 민중교육연구소 소장

돌아보니 저자와 낯을 익히고 지낸 지는 꽤 된 것 같은데 사적으로 속 깊은 대화를 차분히 나눠본 적은 없었더군요. 내가 그의 고향 강진과 붙어있는 해남에서 나고 자랐다는 연고로 하여, 해남에서 광주를 가는 버스를 타면 들렀다 가는 성전터미널의 그 성전면에서 그가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하여, 사적으로 꽤 친근하게 느껴 왔었는데 정작 나는 그의 삶과 활동의 이력에 대하여 별반 아는 게 없었더라고요. 하긴 그와 내가 얼굴을 마주했던 게 해남과 강진이 아니었고, 서울이나 대처의 회의장이나 수련회 장소 또는 거리의 투쟁 현장에서 조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요. ‘이번에 책을 내는데 한마디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원고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그에 대하여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십여 년 전 서울에서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당직자로 일하던 시절에 [경향신문]에 실린 그의 칼럼을 띄엄띄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가 2005년 4월부터 이 신문에 칼럼 기고를 시작했고, 2012년 8월까지 무려 7년 넘게 연재를 이어갔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일간지 연재가 끝난 이후에도 그의 글쓰기는 이어졌더군요. 2015년 3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주간지 [한국농정신문]에 달포 간격으로 게재되었던 ‘농정춘추’ 칼럼을 책의 원고로 한꺼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소감 첫 번째는, 기록의 소중함에 대한 새삼스러운 깨달음입니다. 우리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으로 익숙한 작가 밀란 쿤데라는 “권력에 맞서는 인간의 투쟁은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투쟁”이라고 했지요.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사회적 약속을 했었던 것이고요. 기억은 세월의 흐름에 빛이 바래면서 조작되고 편집되게 마련입니다. 기억을 위해서는 반드시 기록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는데요. 그의 원고를 읽으면서 망각하고 지낸 지난 시절에 대한 기록을 다시 보는 것 같았습니다. 같은 시대에 민중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고 투쟁했던 ‘또 다른 나’의 일기장을 꺼내 읽는 것처럼 느끼면서 공감하였거든요.

망각의 죽은 세포가 기억의 산 세포로 되살아나 한참을 사색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의 사건들과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복원하여 당시의 나를 다시 돌아보고 반추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요. 종이 활자의 지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인쇄된 단행본으로 읽게 되면 더욱 사색의 깊이가 더해지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책을 읽다가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대목을 만나게 되면 어떨까요. 애연가라면 잠시 책장을 덮고 담배를 찾을 것이요 애주가라면 술 생각이 절로 들 것 같습니다만, 차분하게 차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좋겠지요. 아름다운 기억이건 회한에 찬 기억이건 소중한 기억의 복원을 위하여 이 책의 일독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작가의 말

군대를 제대하고 1997년 봄에 제가 태어나 자란 강진군 성전면 영풍리로 농사를 지으러 왔습니다. 그리고 25년이 흘렀습니다. 농민운동, FTA 반대, 쌀값 보장, 벼경영안정자금, 한글학교, 국회, 김선동, 통합진보당 후보, 전농 정책위원장, 농민수당, 통일트랙터, 가족, 그리고 농사, 이제 여기 저의 인생 이력에 칼럼집이라는 단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약 17년 전, 서울의 중앙일간지에 ‘누군가는 농민농업농촌의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경향신문의 칼럼집필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약 7년간 썼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현재정서와 전혀 맞지 않는 글은 빼고 지금은 생소한 단어들도 지금 쓰는 단어로 조금 손봐서 내놓습니다. 한국농정신문에는 논설위원으로서 글을 꾸준하게 써왔습니다. 농업전문지니 만큼 농민농업농촌 문제를 더 집중적으로 거론했으며, 농민투쟁을 주장하는 글에서는 지나치게 구호처럼 보여질 수 있어 조금 순화해서 내놓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산비탈을 오르는 거친 숨소리 같은 글이 보입니다. 여러분의 심호흡으로 조금 누그려트려 주시길 바랍니다.

정광훈 의장님, 백남기 농민, 이석기 전 의원은 최근 한국 현대를 굵직하게 살아낸 애국자들입니다. 이 분들을 생각하며 쓴 시와 글 일부를 소개하며 그들과 한 평생 일치된 호흡으로 살고자 하는 저의 의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인생 2막을 위해 술과 담배를 끊었고 가족들과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으며, 생활기반을 다지고자 농사를 늘리고 있습니다. 농민운동가를 넘어 진보운동가가 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되는 세상을 꿈꾸며 진보당 강진지역위원회를 새로 구성했으며, 농촌 소멸 문제와 공공돌봄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고자 공공성 지역포럼을 만들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식량을 생산하는 농민이 사라지지 않듯 농촌은 소멸되지 않습니다. 농촌소멸이라는 단어가 농촌을 불쌍하게 보이게 하는 구걸의 언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며 서로 돌보는 연대와 협력의 공동체 정신이 발현되면 여기도 사람 살만한 곳이 될 것입니다.

‘처음마음 그대로 여기 사람들과 함께 재미나게 살자고’
이 책과 제가 새끼손가락 걸고 다짐합니다.

책 편찬을 위해 수고하신 출판사 ‘공감’분들, 책 출판을 축하해 주신 어르신들, 동지들,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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