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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나는 건 맨날 있는 일 … 4
수상한 검은 망토 아저씨 … 9 울적한 해바라기, 환한 히아신스, 춤추는 수수꽃다리 … 19 시큼시큼 할아버지 … 32 새로 시작된 하루, 보랏빛 향기 … 40 말의 정원 가는 날 … 48 할아버지와 민들레 … 61 나의 향수 … 66 이제 향수는 필요 없어! … 71 작가의 말 … 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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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소개를 해야지. 난 냄새를 모으는 사람.”
“냄새를 모아요?” 준수가 수상하다는 듯 되물었어. “그래, 세상 모든 냄새를 모으지. 좋은 냄새부터 치가 떨리게 고약한 냄새까지 말이야.” “냄새를 모으다니, 말도 안 돼.” “너는 잘 모르겠지만 세상엔 특이한 수집가들이 많아. 쓰레기 수집가부터 머리카락 수집가, 눈물 수집가, 단어 수집가, 변기 수집가 등등. 나는 온갖 냄새 중에서도 특히 말 냄새를 모으지. 말은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냄새를 풍기거든.” --- pp. 12~13 준수는 계속 눈을 감고 더 깊게 숨을 들이마셨어. 그 따뜻한 느낌이 좋아서 말이야. 검은 망토 아저씨가 빙긋 웃으며 준수에게 말했어. “길에 버려진 강아지나 고양이를 데려와 키우는 사람들이 있잖니. 나도 버려진 식물들을 데려와 키워. 유기 식물 구조라고 해야 할까? 여기 있는 꽃들은 모두 조금씩 아팠단다.” “꽃이 아파요?” 준수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어. “상처받은 꽃들이지.” “벌레들이 공격했어요?” “벌레 말고 사람들한테 받은 상처였어.” --- p. 25 ‘처음부터 좋은 향기를 만들면 될 걸 왜 어렵게 나쁜 냄새를 수집해서 섞는 거지?’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검은 망토 아저씨에게 물었어. “아저씨, 그런데요…….” 검은 망토 아저씨는 준수의 생각을 읽은 듯 싱긋 웃으며 냉큼 대답했지. “단지 좋은 냄새만으로는 이런 깊은 향기를 만들 수 없어. 좋은 냄새는 그냥 좋은 냄새일 뿐이지.” 검은 망토 아저씨는 콧수염을 살살 만지며 곰곰이 생각하듯 말했어. “여기서 만드는 향기는 나쁜 냄새를 잠깐 덮어 버리는 그런 게 아니야. 흠, 어떻게 말할까……. 그래! 거름 같은 거지. 거름을 어떻게 만드는 줄 아니?” --- pp. 57~58 |
나쁜 말버릇 때문에 혼나는 게 일상인 준수. 어느 날 자신을 ‘말 냄새 수집가’라 소개하는 수상한 검은 망토 아저씨를 만난다. 아저씨는 준수에게서 고약한 말 냄새가 난다며, 그 냄새를 가져가는 대신 자신의 정원에 초대해 주기로 약속한다. 말의 냄새를 모아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향수를 만든다는 ‘말의 정원’. 준수는 호기심에 직접 정원을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꽃들이 재잘재잘 떠들며 이야기하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게다가 자신과 왠지 꼭 닮은 보랏빛 꽃을 보게 되는데……. 과연 말의 정원에 간 준수에게 어떤 마법 같은 일들이 펼쳐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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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숙이 숨어 있는 말을 마주할 때,
상처를 딛고 설 용기를 얻게 돼! 검은 망토 아저씨의 말을 확인하고 싶었던 준수는 자신의 말 냄새를 가져가는 조건으로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에 초대를 약속받습니다. 다음 날, 말의 정원을 찾아간 준수는 열 살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죠. 정원 가득 피어있는 꽃들이 준수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곳에 모인 꽃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모두들 사람이 하는 말에 상처를 입고, 버려졌던 유기 식물들이라는 점이죠. 사실 사람의 마음도 꽃과 같아요. 고약하고 지독한 말을 들으면 마음은 금세 시들어 버립니다. 더구나 한 번 시든 마음이 다시 피어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 알 수 없죠. 마치 입을 꾹 다물어 버린 제비꽃처럼요. 제비꽃은 오랫동안 혼자 살다 빈집을 청소하는 사람들이 버렸을 때 말의 정원에 오게 된 꽃이에요. 자신을 두고 떠난 할머니의 마지막 말이 크나큰 상처로 남아 입도 마음도 꾹 닫아버렸죠. 그런데 이 제비꽃의 마음을 연 사람이 다름 아닌 준수였어요. 늦은 밤, 일하러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준수의 모습을 보며 제비꽃은 애써 외면했던 예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꽉 가두었던 말들을 준수에게 하나둘 꺼내 놓습니다. 준수 역시 제비꽃의 진심 어린 말에 마음을 열게 되죠. 둘은 서로를 통해 비로소 마음속 깊이 숨겨둔 말을 마주하며, 상처를 딛고 일어설 용기를 얻게 된 것입니다. 쓸모없던 말이 근사한 향기를 만드는 거름으로! 내 안의 숨은 보석을 발견하는 시간 드디어 향수를 만드는 날이 됐어요. 준수는 설레는 마음으로 말의 정원을 찾습니다. “세상을 떠도는 말들아, 마음속에 숨어 있는 말들아. 벨리스 페리니스, 벨리스 페리니스!” 검은 망토 아저씨의 힘찬 주문과 함께 준수의 고약한 말 냄새와 제비꽃의 달콤한 행복의 냄새가 한데 어우러지기 시작해요. 과연 준수의 말 냄새에서는 어떤 향기가 만들어졌을까요? 이 향기는 준수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까요? 말의 정원에서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 속으로 풍덩 빠져 보세요. 책을 읽는 동안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말의 씨앗이 아름답게 꽃을 피울 거예요. 『시간을 굽는 빵집』 김주현 작가와 모예진 작가의 두 번째 작품,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은 어쩌면 쓸모없는 쓰레기가 되었을 말이 근사한 향기를 만드는 거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동화입니다. 준수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평소 아무렇게나 내뱉던 말의 중요성을 다시 되새겨 보며, 앞으로 매일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을 듣고, 어떤 말을 마음에 심으며 살아갈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