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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장 경景을 치다 1. 사람 풍경 2. 도시 풍경, 사는 예술 풍경 3. 모순을 품고 사는 대경 4. 함께 사는 육경 5. 신과 함께 사는 경지 6. 추경/흉광 2장 섞여야 산다 1. 섞였느냐? 2. 통하였느냐? 3. 섞기/엮기/살기 4. 헤테로토피아의 가능성 5. 혼자 미혹/더불어 매혹 3장 터무니 있다 1. 터무니없어 못산다 2. 터무니 잘 보고! 잘 안 보이면 쓸고 닦고! 3. 터무니, 새로 짓다 4. 터무니없는 삶의 현장 5. 삶, 터무니 있어라! 에필로그: 삶무늬와 터무니 4장 마실 가다_ 마을이 뮤지엄, 캠퍼스, 테마파크 1. 마을생태계, 동촌의 경우 2. 도시 마실 가다 5장 꿈꾸고 만들고 나누고_ Dream Design Play 1. DDP 창의력 2. 동대문 창의력 3. 세상 창의력 4. 기발한 거 말고 뻔한 것 합시다! 에필로그: 어쩔 수 없는 삶을 넘어 어찌하는 삶으로 6장 니가 힘들겠구나! 석상오동 1. 거대한 우주, 역설의 시간kosmos makros chronus paradoksos 2. 시련·피투被投·버팀 3. 단련·기투企投·초극 4. 살아 살다. 죽어 살다 7장 아름답다는 것은 1. 절창이다! 절경이다! 2. 그리고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그린다. 인도치사因圖致思 3. 진짜 예술? 4. 진짜 예술! 5. 다르게 보기, 다르게 살기 나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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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된 도시 유람,
재개발과 재생사업을 넘어 숨과 쉼이 있는 마실을 살리자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일하며 여러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도시 속 공공예술을 통해 일상의 아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저자가 도시에서 사는 방식으로 새로 제안한 것은 ‘마실’이다. 집 안에, 일상에 매여 있다가 동네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했던 과거의 라이프스타일을 되살려, 가벼운 외출로 커뮤니티를 재건하자는 의도다. 재개발과 마을 재생사업으로 도시에 온통 가림막이 둘러쳐져 있는 환경에서 건물이 아닌 마실을 재생함으로써 삶과 예술을 누리자고 이 책은 말한다. 도시 마실, 곧 도시의 여행자가 된다는 것은 내가 도시의 주인이 되어 도시를 탐험하고 도시를 향유하는 것이다. 세계 곳곳으로의 자유로운 이동이 이전보다 곤란해진 시대에 여행의 대안으로 산책과 마실을 선택한 도시 유랑객들은 책에 등장하는 도시 풍경과 각각의 사연이 더없이 반가울 것이다. 서울의 골목과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람과 사물을 유심히 관찰한 저자의 시선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명소 70여 곳, 작품 40여 점에 대한 사유와 그 사진 300여 점으로 실렸다. 삶을 바꾸기 위해선 도시를 바꿔야 한다는 철학자 르페브르의 말을 빌려, 흥인지문공원과 당고개공원에서 황량한 근대의 경치 대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경치의 중요성을 말한다. 근대와 현대, 옛것과 새것, 거대한 시설과 오래된 시장이 섞이는 다양성도 도시가 아름다운 이유다. 도시에서 자유를 누리고 연대를 나누기 위해 ‘따로 또 같이’ 살자는 제안의 현장은 배려하는 섞임이 드러난 을지로와 청계천, 종로 등이다. 그렇게 엮이며 잘 통하고, 일상의 실천에 따라 다채롭게 열리는 ‘삶터’는 저자에게 점집과 여관, 음식점이 뒤섞인 신당동이나 동묘 벼룩시장 같은 곳이기도 하다.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서울의 오래된 동네들 놀이터, 배움터, 일터로서의 마을과 시설 탐방 쉽게 감응을 불러오는 아름다움이 처절한 내력을 갖고 있음을 안다면 잘 보고 잘 지어야 한다는 주장도 의미 있다. 성수동 대림창고와 동대문 옥상천국, 부산 F1963, 전주 팔복예술공장, 제주 빛의 벙커처럼 이름난 장소를 들어 ‘지우고 새로 사는’ 재개발과 ‘지키고도 거듭 새로 사는’ 재생의 차이를 살펴본다. 살아낸 흔적과 아픔, 기억을 잇는 곳으로 창신동과 평화시장도 언급된다. 한편, 마실의 복원을 위해 애쓰는 저자의 의도가 잘 드러난 장소는 이화동과 창신동, 서촌, 해방촌 등지다. 이 책은 역사와 서사가 있는 이곳의 길들이 곧 놀이터이자 배움터, 일터, 사귐터라며 도시 마실 재건을 위한 사례로 종로 꽃시장과 황학동 벼룩시장을 검토한다. 이때 마을은 박물관이나 학교, 테마파크가 될 수도 있다. 2014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간송미술관 유치를 주도한 전문가답게 DDP 기획 초기부터의 과정과 이 거대한 건축의 의미를 탐구하며 고뇌했던 기록도 흥미롭다. 현재는 연간 천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되었지만, 디자인 원칙을 세우고 관료사회와 논쟁하며 타들어갔던 이들의 고민은 크고 깊었다. 그리고 저자는 DDP라는 전환의 급류에 고스란히 휩쓸리며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고백한다. “DDP 이전 나의 공공미술은 작은 예술이었다. 삶의 동선에서 삶의 흐름에 개입하는 큰 예술은 놔두고, 소탐대실하는 작품만 놓아왔다. DDP를 통해 공공장소에 예술을 꾸며 넣는 것을 넘어 도시 삶 자체를 예술로 꾸미는 것에 눈뜨게 되었다.”(166쪽) 도시 공공미술과 디자인 프로젝트, 이의 쓸모를 오래 고심해온 저자의 전문성과 애정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도시에서 아름답게 산다는 것은 마실로 세계와 소통하며 일상이 작품이 되는 삶 마지막 장에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인 김수영, 소설가 김훈, 비평가 김우창 같은 선각을 통해 아름다운 삶의 의미를 되묻는다. “밥을 짓고 옷을 짓고 집을 짓듯 서울 멋을 짓자”라고 했던 디자이너 안상수, “집이 없어도 살 수 있다, 건축이 없어도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집이 없으면 우리는 기억할 수 없다”라며 수년째 소록도를 기록 중인 건축가 조성룡, 거친 재료를 이용해 전통과 혁신을 버무린 인체조형으로 실존주의를 일관되게 다룬 조각가 정현, 현대미술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일상의 사물과 사건을 버무려 되살리는 설치미술가 최정화를 좋은 본보기로 들었다. 유엔 인구국의 201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인 39억 명이 도시에 살고 있다. 천만 명 이상이 사는 ‘메가시티’도 30여 곳이나 된다. 2050년에는 3명 중 2명이 도시인이 될 거라고 한다. 그리고 10명 중 8명이 도시에 사는 한국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결국 길, 건물, 조형처럼 사람이 만들어온 도시 기반은 물론 작품과 사람들과 더불어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한다고 부르짖어온 저자는 “예술의 미래는 예술적이기보다 도시적이어야 한다”라는 도시철학자 르페브르의 말을 이어받아 “도시의 미래는 도시적이기보다 예술적이어야 한다”라고 선언한다. 작품만이 아니라 삶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미술관 유람보다 도시 마실이 살맛 나야 한다는 말이다. |